강원은 한지수 대리의 집요한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괜히 얼버무렸다가는 계속 시달릴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.

하여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.

지수 씨 이건 어디 가서 절대 얘기하면 안 돼.

걱정 마세요. 저도 나름 입 무겁다는 소리 들으니까요.

알았어. 그럼 믿고 솔직히 얘기할게. 혹시 지수 씨도 기억나? 지난번 회식 말이야.

음 안타깝게도 전 그 자리에 오래 있지 않아 잘 모르겠네요. 그날 무슨 일이 있었어요?

실은 술에 취한 박 대리님이 윤효정 씨에게 치근대는 것을 내가 봤거든.

그래서요?

그래서 내가 슬쩍 끼어들어 방해를 했어. 그때부터 아마 내게 앙심을 품은 것 같아.

와 정말요? 박 대리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나쁜 사람이네요.

한지수 대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열이 받는지 어느새 존칭마저 사라져 버렸다.

근데 왜 그때 그 일에 대해 보고를 안 했어요?

어쩌면 내가 오해한 것일 수도 있고 정작 피해 당사자인 효정 씨가 괜히 일이 커지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라서.

어휴 바보같이. 사람이 그렇게 순하니까 이번처럼 당하고만 살죠.

응? 나 그런 사람 아니야. 한번 두고 보라고 내가 그냥 쫓겨날 일은 없을 테니까.

정말요? 호호 그럼 한번 믿어 볼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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